스키장에 가기전엔, 꼭 간식을 먹자.
손만대면 늘어나는 마법의 통장이 있다. (줄여서 마통) 참...... 내 손은 가히 마이너스의 손이라 칭하리라.
웃긴건, 소비를 줄여야 절약이 될텐데, 일단 질러놓고, 산것을 본전 뽑게 사용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지름신의 강림을 피하기엔 내 의지가 너무 나약한가보다. 하긴, 코스트코에 가면 총각 둘이서 기저귀를 3년치를 산다는데......
어쨌든 이미 질러놓은 시즌권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로!
저녁 시간이 비는 날엔 항상 스키장에 가려고 노력중이다.
요샌 날씨도 괜찮고, 눈도 산위에 종종 와서 설질도 괜찮다.
집에 있으면 귀찮아 죽겠다가도, 막상 스키장에 도착하면 재밌게 타는 편인데,
문제는 오늘 출발할때 간식을 안먹었다......
시간은 흐르는데 배는 고파지고, 집근처에서 안먹었더니, 스키장 비싼물가에 지갑이 안벌어진다.
아홉시가 넘어서야 '오늘은 그냥 자야겠다' 하는 결심을 세웠다.
하지만.. 열시반, 우리 법무관 형님의 꼬심에 결국 나의 허기는 이성을 마비시키고, 목구멍에 치킨 깃발을 꼽고야 말았다.
거기에 맥주는 덤.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다이어트 하겠다고 피자 한판을 혼자 시켜놓고는 콜라만 제로 칼로리로 시키는 것보다 더 한심하다.
물론 간만에 맥주도 맛있고, 치킨도 맛있고, 엔돌핀도 폭발해서
뽕맞은 놈처럼 예전 우리 공연 동영상 틀어놓고 감수성의 소나기에 젖어있었으니, 뭐 그리 나쁜 경험은 아니다.
맥주 한박스가 비워지고서야, 우리는 잠자리에 들었고, 어제 얘기했던 수많은 공연에 관한 아이디어는 혈중 알코올 농도와 함께 사라지고, 빈칸에는 는 숙취와 피로가 자리잡았다.
아침에 거의 기어서, 출근을 하고,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쉬고 싶었다. .
그런데 또 어떻게 알았는지 환자들이 두세명씩 몰려서 와주는게 아닌가!!?
여기서 잠깐 설명을 하자면,
환자가 20분에 한명씩 띄엄 띄어 오면 다른일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 ㅠ
중간에 눈 붙이기도 어렵고, 코딩도 하기 어렵고, 공부도 하려면 한시간 정도는 집중해야 효율이 나오지 않는가~?
그런데 이렇게 1시간~2시간씩 간격을 두고 두세명씩 환자들이 몰아서 오면 참 좋다.ㅋ
눈 붙여도 1시간 넘게 잘 수 있고, 코딩도 페이지 하나 뚝딱 만들 수 있고, 영어 듣기를 하더라도 한 챕터를 끝낼 수 있다.(사실 제일 좋은건 잠 오래 잘 수 있는거)
아... 나의 피곤을 풀어주려는 고마운 어르신들...
상냥해...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산뜻 산뜻.
어제의 엔돌핀 샤워 덕분인가 하노라. 아니면 상승하는 코스피 지수떄문에 기분이 좋아보이는 여자친구 때문이기도 하고..
그니까...
스키장 가기전엔.. 간식을 먹어야 되지만, 사실 안먹어도 행복한건 행복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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