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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일론머스크 챌린지 했던 이야기 - 3

15일째. 아침 계란2밥 점심 라면1 저녁 계란2밥
어느새 목표의 절반이다. 점점 급하게 먹게되는것 같다. 예전 식습관으로 돌아가는 듯 하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어야겠다. 
지병인 단순포진(피부염)이 재발. 한 3일전에 볼에 난 여드름짜다가 손독 오른듯 하게 아프더니 그대로 부풀어 오르면서 단순포진으로 진행. 항상 오던 그 패턴 그대로 왔다. 한국에서 가져온 아시클로버 발랐다. 
문득 생각해보니 계란이랑 밥 다 합해도 Vitamin C가 0이더라. 이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이 듬. 바나나을 아침식단으로 고정하는게 낫지 않을까... 어쨌든 비타민이 부족하면 괴혈병 등이 온다는건 17,18세기 역사가들이 증명했다. 어떡하지.

16일째
Vitamin C가 생각보다 부족하다는 나의 말에 와이프가 난리난리. 그래서 하루에 코스트코 비타민 1개 먹기로. 500tablets = $14 니까 개당 3센트라서 뭐 별로 차이도 없다. 오늘은 이거저거하다 바빠서 그만 저녁을 안먹었다. 너무 늦었으니 그냥 자야지.
아침 계란2밥 점심 라면1 비타민1알
지금 일기장을 돌아보니 이때 사람이 엄청 차분해진것 같다. 문장에서 초연함이 느껴진달까?

17일째. 아침 계란2밥 점심 라면1 저녁 계란1밥
평소에 조금만 스트레스 받아도 도지는 혓바늘이 났다. 흠흠. 비타민 안먹어서 그런건 아니겠지.

18일째. 아침 계란2밥 점심 사과1 저녁 계란2밥
그저께 비타민C 먹기 시작하고, 약을 잘 발랐더니 단순포진은 잦아드는 듯 하다. 혓바늘은 점점 심해진다. 아프다.
오늘은 일주일전에 쟁여둔 사과 생각이나서 점심대신 사과 한개로 때움. 1불짜리 사과인데 크기가 꽤커서 양이된다. 사과를 먹는데 위장이 당황했는지 요동친다 ㅋㅋㅋㅋ 너무나 오랜만에 섬유질이 들어와서 그런가 ㅋㅋㅋㅋ 한참동안 꾸르륵거림. 아침은 계란을 풀어서 볶음밥처럼 해먹었다. 아오 낱알 분리하는게 볶음밥의 핵심이라는데 팔이 너무 아프다 ㅠㅠ 귀찮고 힘도 없고 하니 앞으로는 그냥 후라이 덮밥으로 먹어야지.

19일째 아침 사과1 점심 계란2밥 저녁 계란2밥 
혓바늘이 점점 커진다 너무 아프다 흑흑
돌이켜 보니 조미료 가격이 은근히 있는것 같아서 계량을 해보려고 한다. 보통 계란밥에 내가 간장 넣는 간을 계산해보니 15ml 정도이다. 1리터에 15불이니까 ...  그럼 한번 먹을때 20센트나되네! 헉... 간장도 좀 적게 넣어야겠다. 소금은 진짜 쪼금 들어가서 그냥 1센트 정도로 계산하기로 했다. Kirkland 소금 1 serving 이 2센트 정도인데 그정도도 안 넣는듯. 식용유는 Kirkland 카놀라유 사용중. 9달러에 5.6리터. 한스푼(10ml)정도 되는듯 하니 1 ~ 2센트정도 된다. 기름은 좀 많이쳐도 괜찮을듯.

20일째 아침 바나나3 ($0.5) + 계란후라이1 ($0.25) + 소금팍팍 점심 계란2밥 저녁 계란2밥 
며칠 전부터 느낀건데, 잘려고 누우면 신기하게 마늘냄새가 진동한다. 이게 서양인들이 느끼는 한국인 마늘냄새인가!?! 신기하다. 마늘냄새가 너무 좋아서 자기전에 괜히 식욕이 올라온다. 불고기 냄새 같기도 하고 카레 냄새 같기도 하고...

21일째 아침 바나나3 계란1 점심 계란2밥 저녁 계란2밥
후각이 확실히 예민해진것 같다. 와이프랑 잠깐 밖에 나갔는데 집집마다 하는 요리 냄새가 다 하나 하나 느껴짐...

22일째 아침 바나나3계란1 점심 라면 저녁 코스트코 페스츄리1
코스트코에 오랜만에 갔는데 8불에 4개에 파는 페스츄리를 1+1이라고 한 세트 더 억지로 가져가라고 함 ㅋ 와이프가 필요없다고 했으나 꼭 가져가야 한다고(?) 해서 가져옴... 개당 1달러인 셈이라 한끼 정도 이걸로 바꾸는걸로. 이거 안먹으면 썩어서 버려야함 ㅠㅠ 어쨌든 저녁으로 먹었는데, 진짜 신기한게 내가 사과를 오랜만에 먹었을때와 똑같이 위장이 꾸르륵거리는 현상이 나타남!

23일째 아침 바나나3계란1 점심라면 저녁 계란2밥.
솔직히 간장계란밥이 맛있어서 이정도 버틴 것 같다. 문득 간장 냄새가 좀 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가락 끝 각질이 얇게 벗겨지기 시작했다. 왜일까? 턱에 난 피부염(단순포진)도 나아가는 하더니 다시 심해진다.
지금 일기장을 돌이켜보니 아주 각종 병을 달고 살았구만. 근데 이때는 별로 심하다는 생각을 못했었다. 왜냐면 약간 힘도 없고, 뭔가 스트레스 받을 힘이 없다. 표현이 좀 이상한데... 그냥 스트레스 받기 싫어서 고통을 스스로 덜 느끼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24일째 아침 바나나3계란1 점심 게란2밥 저녁 계란1밥. 저녁을 늦게먹어서 계란 하나만 넣었다. 아침은 계란에 물을넣고 전자렌지에 돌려서 계란찜으로 먹었다. 계란이 참 여러가지로 싸게 음식하기 좋은 재료다.
미니 계란찜 하는 법 : 조그만 밥그릇에 계란1 + 물같은 양 풀어서 넣고 소금찔끔 (계란후라이 할때랑 비슷하게) 한 다음 전자렌지 2분.
Sunny side up 계란 후라이 만드는 법: 후라이 할때 후라이팬 뚜껑을 닫아라. 그럼 노른자 윗쪽도 살짝 흰색으로 변하면서 잘 익음.
각종 계란요리의 도사가 되어가고 있다. 참고로 버터계열의 모든 조미료는 계란이랑 잘 어울린다. 버터향 후추 등등

25일째 아침 바나나2계란1 점심 라면1 저녁 계란2밥.
일주일 남았군. 드디어 몸무게가 199.9 파운드 (약 90.7kg)가 되었다. 감격 ㅠㅠ 쫌만 더 빼서 80킬로대 한번만 보고싶다. 

26일째 아침 사과1 점심 라면1 저녁 계란2밥
12일째 즈음에 사놨던 1달러 사과가 2주가 지났는데 아직도 안변했다. 대체 무슨 약을 쓰는지... 아까우니 썩기전에 먹자. 가난하면 이런 안좋은 음식도 억지로라도 먹게 되니 더욱 건강에 안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7일째 아침 사과1 점심 라면1 저녁 계란2밥.
사과는 이것으로 끝. 내일 아침은 지난주에 사고 까먹은 미니오이 (파운드당1불) 3개랑 게란 한개 후라이로 같이 먹어야지 ㅋㅋ 벌써 두근두근. 참고로 오이 6개에 1.8파운드다. 2개에 $0.6 이니 두개 +계란2 ($0.26) 먹으면 얼추 1달러. 야채중에 무게당 제일 싼게 오이더라.
피부염이 다 나았다. 혓바늘도 천천히 줄어드는데 완전 다 낫지는 않음.

28일째 아침 오이2계란2 점심라면 저녁 계란2밥 간장대신 버터한스푼
이 미친 챌린지도 끝나간다. 첨엔 만만히 보고 시작했는데 만만치 않다는걸 느낀다 ㅠㅠ

29일째 아침 오이2계란2 점심라면1 저녁 계란1밥 .
간장 지겨워서 진짜 조금만 넣는다 ㅋㅋㅋ 오늘 와이프가 Area 4 버섯 피자를 픽업해서 옆에서 먹었는데 진짜 개맛있어 보임... 일요일부터 다 먹을꺼임. 아 이틀남았다.

30일째 아침 계란2밥 점심 라면 저녁 계란2밥.
결국 메뉴 차별화를 위해 샀던 오이와 사과는 다 먹었다. 드디어 몸무게가 197.4파운드 (89.5kg)!!!!! 감격적이다. 미국 오고나서 처음보는 몸무게 인듯 하다. 처음 미국 여행와서 90kg넘고 3년동안 계속 쪄서 98kg까지 갔었는데 돌아왔다. 

31일째. 아침 라면1 점심 계란1밥 저녁 계란2밥
대망의 마지막날이다. 내일은 부활절. 오늘 계란밥 마지막으로 먹고 내일 부활해야겠다. 어제 저녁에 온라인 스터디 하고 있는데, 와이프가 방에서 몰래 치킨을 먹었다... 나 챌린지 방해될까봐 그랬다는데 뭔가 더 부럽다.

길고 길었던 챌린지가 끝났다. 끝나면 뭔가 엄청난 경험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약간 아쉽기도 하다. 아닌가? 많은걸 얻은 것 같기도 하고... 알쏭달쏭. 

다음편은 후기를 적어봐야 겠다. 챌린지 끝내는 소회랑 쓴 예산들 적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