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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일론머스크 챌린지 했던 이야기 - 2

지난 편은 여기로... https://kmc5500.tistory.com/185?category=459232

시작

1일째

계란 하나에 밥을 비벼서 소금만 쳐서 먹었다. 너무 아쉬워서 저녁에는 간장도 약간 쳐서 먹었다. 어디서 참기름 비싸다는 이야기는 들어서 안침. 양이 생각보다 적었다. 난 평소에 얼마나 먹어댔던 것인가... 양이 적으니  밥이 소중하다. 밥알을 한올 한올 음미하면서 먹는다.
라면에 아무것도 안넣고 물만넣어서 끓여먹으니 뭔가 아쉽다. 진짜 아쉽다. 파 정도는 넣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예외를 허용하기 시작하면 끝도없을것 같아서 참음. 나중에 음식값 계산해보고 1달러 안넘을수 있는 재료가 있다면 한번 생각해보자. 

2일째
원래 주2일정도 재택하고 3일정도 출근했는데 어제부터 아예 전부 재택으로 하기로 했다. 미국에 코로나가 갑자기 퍼지기 시작한다고 해서.. 

3일째
방구가 달라졌다 ㅋㅋㅋ 2일째부터 이상하게 밤에 꾸루륵 꾸르륵 하는 소리가 몇시간동안 많이 나더라. 아마 장내 세균총이 한번 갈아 엎어지는게 아닐까 싶었다. 
소금을 엄청 많이 쳐서 먹게 된다 ㅋㅋㅋㅋ 별로 안짜게 느껴짐. 
와이프가 밖에 나가자고 해서 스타벅스에서 핫 커피 하나 시켜서 나눠먹었다. 아마 3불정도 할듯. 

4일째
간만에 야구연습을 하러 갔다. 사회활동 하나도 안하고 사는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 처음 30분 정도는 몸에 힘이 안나서 느무느무 힘들었는데, 소리 몇번 지르고 나니 살짝 에너지가 올라와서 3시간을 넘게 연습했다. 역시 입만 산 나는 말을 하거나 소리를 질러야 에너지가 차나보다. 살이 빠지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

5일째. 아침 점심 저녁 각 밥+계란1개
친구집에서 샤브샤브 파티 
마트에 샤브샤브 장을 보러 갔었는데, 진짜 남 멕일라고 이게 뭐하는짓인가 싶었다. ㅋㅋ 그래도 내가 챌린지 하는게 남한테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생각에 열심히 1인분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다. 난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거지 샤브샤브를 꼭 먹어야 되는건 아니니까. 
 시식코너에서 단감 한조각을 먹었다. 진짜 손톱만한 조각을 주는데 정말 맛있었다. 또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구걸챌린지가 되면 안될것 같아서 포기. 정말 놀라웠던 것은, 시식코너에 손톱만한 양념갈비를 먹었는데, 순간 역한느낌이 났다. 물론 맛있긴 했는데 맛있는게 100이면 역한느낌이 10정도 있는듯. 놀랍다. 

친구집에는 혼자 계란밥을 싸가서 먹었다. 친구들이 내가 이상한 챌린지를 하고 있다는걸 알았다. 좀 같이 그냥 먹자는 친구들의 권유가 있었지만 ㅋㅋ 일단 중간 중간 봐서 먹겠다고 하니 구지 검사하지는 않더라. 그리고 옆에서 뭘 같이 먹고 있기는 하니까, 분위기 이상해지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국물만 중간중간 다섯 숟가락 정도 먹었다. 돈은 N빵했다. 즐거움 값이라 생각한다. 덕분에 재료는 겁나 남았다 ㅠㅠ 평소에 내가 대식가라서 잔뜩 샀나봉가. 친구집 부부가 남은걸로 나중에 한번 더 먹었댄다. ㅋㅋㅋㅋ 나 혼자 그동안 몇인분을 먹었당가.

6일째 아침 밥+계란1개, 점심 신라면1, 저녁 밥+계란1개
신기한게 몸이 밥이 정확히 세 번 들어온다는걸 아는것 같다. 아무때나 먹던때랑은 좀 다른 기분. 어제는 계란밥만 세 번 먹어서 지겨웠는데 오늘은 점심에 라면을 한끼 먹었다. 행복...  

7일째: 아침 밥+계란2개, 점심 신라면1, 저녁 밥+계란1개
생각해보니 한 3일전부터 유닌히 오줌이 노랗다. 원래 무색에 가까웠는데...  그리고 이틀동안 대변을 안본것같다. 원래는 하루에 두번씩 싸고 그랬다. 몸이 음식을 retention하려고 하는 느낌이 들었다. 물 섭취를 늘려야겠다.
88마트에 장으로 보러 갔는데, 계란12개에 3달러였다. ㅎㅎ 계란은 개당 25센트인 셈. 한끼에 1달러 안넘는다 으히히. 이때쯤 한끼에 1달러를 넘지 않아야한다는 확실한 룰이 잡힌것 같다. 이 전까지는 적당히 1달러 근처로 먹었었다. 재료값을 일일이 계산해보지 않았으니까. 
(참고 : 1인분 쌀은 70그램이라고 한다. 내가 한공기 반정도 먹으니까 H마트 29달러 쌀 (6.8kg) 기준으로 한번 먹을때 45센트정도 되더라.)
요새 피곤했는지 지병이었던 혓바늘이 다시 올라오는 느낌이 든다. 일찍 자야겠다. 배고플때 입안에서 디폴트로 밥냄새가 난다.

장보면서 재료들 가격을 계산해 봤다. 메뉴 다양화를 위해.
- 계란1개 : $0.25
- 신라면 1개 : $0.81
추가로 장보면서 끼니에 이용할만한 가격 몇개 살펴봤는데, 
- 양배추 커다란거 하나에 $1
- 배추 1포기 $1~2
- 오이 1: $0.5(구림) ~$0.7(좋음)
- 사과 큰 거 1개 $1
- 바나나 1파운드 (작은 바나나 3개정도) $0.5
내일 아침은 바나나3개에 계란1개 먹어야지.

8일째 아침 작은바바나3+계란1, 점심 계란1 밥 저녁 라면1
코스트코에 갔는데 계란 60개에 8불이었다 (개당13센트). 우왕 굿. 내일부터 계란 2개 먹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9일째 아침 계란1밥1.5공기 점심 라면1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아침을 계란밥 먹으면서 일하고 있었는데, 내가 아 다먹었으니 그릇치워야지 하고 그릇을 봤을때 밥이 한숟가락 남아있었다!!! 세상에 밥 한숟가락 남은걸 까먹다니!!!!!!!!!!!! (발견하자마자 바로 먹음) 오오오... 
게다가 저녁에 이런저런 일들을 하느라 까먹고 저녁을 안먹고잠... 헐. 어떻게 이런일이.

10일째. 친구 생일파티 (보스몹) 
생일파티라서 놀러갔다. 피자 시켜 놓고 혼자 계란밥 먹었음. 친구들도 이제 그러려니함 ㅋㅋ 피자, 디저트(케익 & 브라우니)는 참을만 했는데, 마지막에 쥐포 구워놓은거에 무심코 손 뻗을뻔. 쥐포는 얼마짜리인지 미리 계획을 못해서 그냥 안먹었다 ㅠ 한번 먹으면 계속 먹을것 같아서... 지금 돌아보니 이때가 진짜 위험했다. 맥주, 와인, 쥐포... 진짜 참기 어려웠다. 실수로 손 몇번 뻗었다. 아마 실패 했으면 이 날이었을듯 하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잘 참았다. 전날에 있었던 충격이 도전을 지속하게 해준것 같다. 
결론은 아침 계란1+밥 점심 라면1 저녁 계란1+밥

11일째. 아침 작은바나나4개 점심 라면1 저녁 계란1밥
간만의 휴식. 밥에 계란 두개넣으려고 했는데, 아직 예전 88마트 계란이라서 ㅠㅠ (개당25센트) 흑흑 ㅠㅠ 그래서 하나만 넣음.

12일째. 아침 바나나4. 점심 라면1 저녁 계란1밥
썩기전에 먹어야 할것 같아서 아침은 그냥 바나나만 먹음. 결국 2.5달러로 산 바나나 + 계란2개 로 4끼 해결. 흠 1달러 남았네 .
자기전에 친구랑 핸드폰으로 바둑 두판 뒀는데 머리가 갑자기 엄청 아프더라 ㅠㅠ 왜그러지 설마 밥때문은 아니겠지...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 전전날 생일파티때 제대로 못먹은게 너무 한스러워서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쌓여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13일째. 아침 계란2밥, 점심 계란2밥, 저녁 계란2밥
210 파운드 밑으로 몸무게가 떨어짐. 어느새 5파운드 정도 빠진것 같다. 트위터에는 모르고 4kg이라고 적었네. 내가 몇 킬로인지도 모르고 살았나보다. 친구집 가서 저녁을 같이 먹었다. 오일파스타를 해줬는데 혼자 싸간 계란밥을 먹었다. 파스타는 참을만 했는데 옆에있는 김치가 또 땡기더라. 김치를 넣어서 식단을 짤껄 그랬다. ㅎ
오늘은 두통 없었음! 와이프가 타준 녹차(티백) 하나 먹음

14일째. 아침 라면 점심 계란2밥 저녁 계란1밥 
솔직히 저녁에 계란2 해도되는데 자기전에 너무 늦게 먹는바람에 배불러서 불편하면 몸에 안좋을까봐 그냥 조금먹으려고 하나만 텀
내일이면 절반이다. 잘 끝낼수 있을까. 코로나 아니었으면 할수 있었을까. 하루에 3불 버는게 정말 쉬울까? 내가 사람들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15일째 아침 계란2밥 점심 라면1 저녁 계란2밥
절반이다. 점점 급하게 먹게되는것 같다. 예전 식습관으로 돌아가는 듯 하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어야겠다. 
두번쨰로, 계란이랑 밥 다 합해도 Vitamin C가 0이더라. 이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이 듬. 바나나을 아침식단으로 고정하는게 낫지 않을까?

아... 너무 칼로리 위주로만 생각하고 비타민 및 무기질을 생각 안했다... 과연 이게 지금 생존 가능한 (지속 가능한) 식단일까? 후반기에 각종 질병에 고통받게 되는데...

나머지는 3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