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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 - 그게 아니고(사나이는 언제 우는가?)

공실이 2012. 6. 22. 05:00
왜 새벽 두시만 되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까.

몽롱하다.

몽롱 몽롱 몽롱 몽롱 몽롱 몽롱 몽롱 몽롱몽롱몽롱몽롱몽롱몽롱몽롱몽롱몽롱






(일단 한곡 쭉 듣죠. 밤에 소주 한잔 하고 들으면 효과 백배.)


그게 아니고


어두운 밤 골목길을 혼자 털레털레 오르다
지나가는 네 생각에 내가 눈물이 난 게 아니고
이부자리를 치우다 너의 양말 한 짝이 나와서
갈아 신던 그 모습이 내가 그리워져 운 게 아니고
보일러가 고장 나서 울지


책상 서랍을 비우다 니가 먹던 감기약을 보곤
환절기마다 아프던 니가 걱정돼서 운 게 아니고
선물 받았던 목도리 말라빠진 어깨에 두르고
늦은 밤 내내 못 자고 술이나 마시며 운 게 아니고
보일러가 고장 나서 울지


어두운 밤 골목길을 혼자 털레털레 오르다
지나가는 네 생각에 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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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네 생각에 우네"

이 말이 그렇게 하기가 어려운건가.

.
.
.


내가 언제 울었더라?


입시에 실패해서 울고,
다니던 태권도 관장님이 무서워서 울고,
아부지가 짜장면 시키라고 해서 울고,

초등학생때는 어머니가 왜우냐고 달랠때,

'아씨..흑흑 지금은 괜찮은데..흑 .. 이제.. 꺽.. 그만.. 흑흑.. 울고 싶은데..끅끅.. 안 멈춰져 흑흑 엉엉 우앙~ '

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가 안아주면서 엄청 웃으셨던 기억이 난다.



사나이는 살면서 세번 운다고 했다.

태어났을때!

어머니가 돌아가셨을때!

그리고... 또 한가지가 뭐더라.......?


그건 나중에 생각나면 울기로 하자.



하여튼 저 말 때문에, 난 항상 우는게 창피했었다.

아씨 울면 안되는데, 누가 놀릴까봐..

(아 이게 진짜 존나 싫었다.)




사실 커서는, 별로 울일도 없거니와
별로 자랑스럽지도 않다.
그래도 옛 여자가 생각나면 울 수 있지 않나?

그래도. 이놈은 울면서 그러는거다. '아씨 왜 보일러가 고장나냐.. X발...엉엉'



하긴.. 보일러 고장나본 사람은 그 아픔을 알지.

.
.
.


내가 생각하기에 ,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전개할때 강약조절!

조용한 부분에서 43초부터 드럼& 기타 & 베이스가서서히 강해지는데, 진짜 조금씩 강해진다.

뭐랄까.. 뱃속에 있는 깊은 빡침이 숙취와 함께 올라오는 듯. 너무 좋다.

보컬이 꺼이꺼이 소리지르고,

그리곤 한숨쉬듯이 .. 다시 조용히 나지막히 중얼거린다.


그 쓸쓸한 기분에 기타 솔로 선율이 얹어진다.

아아.. 여기 연습해놔서 혼자 가끔 쳐야지.
(영상에 있는 솔로는 원곡이랑 약~간 다른데, 괜찮다. )


그리고 바로 2절이 나오는데,

이번엔 50초가 넘게 긴 시간동안 서서히 계속 강해진다. 조금씩.. 조금씩...

가사도 감정이 더 깊어진다.1절의두배로 깊은 빡침이 올라온다...

이번엔 빡침과 함께 눈물이 쏟아지는듯 하다.




결국 마지막에 포기 하듯이 멘트를 날린다.

3분 37초. 부르는 권정열의 표정이 느낌이 절절히 뭍힌다..

.
.
.

"
지나가는

네 생각에

우네
"



차라리 말하질 말던가. 쓰읍.




이곡의 장르는.. 음... 팝... 이라기보다는 .. 음..

... 모르겠으면... 대충 모던락하자.

이 앨범에 있는 다른 곡들은 포크다.어쿠스틱이랑 잘 어울리는 노래들이다.

하지만 내가 치면 별로 안어울리겠지.




10cm 는 2009년4월에 데뷔했는데, 멤버는 둘. 보컬(권정열), 기타(윤철종).

이젠 무한도전에도 나오고 너무 유명해져서 딱히 설명을 할 것은 없는듯 하다.

지들은 키차이가 10cm 라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는데... 왠지 .. 음.. 아니다.

앨범에 있는 곡들을 보면 정말 가사가 재밌다.

너무 솔직해서 뻔뻔해보인다고나 할까.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우정, 그 씁쓸함에 대하여'

특히 이 두곡은 진짜 뭐랄까 너무 가사가 귀엽다.

내가 여자라면 정말 한번 같이..........

.........어쨌든. 한번 찾아서 들어보시길!




또 한가지 재미있는건,

이 곡이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로부터 '청소년 유해매체' 로 지정됐다는거!

이 곡을 포함, 한 너댓곡이 19금 받았다
'kingstar'나 '헤이, 빌리' 같은 곡은 대놓고 선정적이라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 곡은 너무하잖아 -_-;

좋게 생각하면, 그만큼 X같은 느낌을 잘 표현해서.. 어르신들의 심기를 자극했다 치자.

다시 들어보면서 과연 가사의 어디 때문에 19금 판정을 받았는지 한번 찾아보는 것도 나름 재밌다.






뱀다리.

아 사나이가 우는 세번째 이유 생각났다!

나라 망할 위기에 처했을때 운댄다.

내가 X발 청소년보호위원회 때문에 운다 울어.

노래 듣다가 북받혀서 우는게 아니고......




음악이 있는 저녁산책 -http://blog.daum.net/isooklee/386
인디밴드 10cm '그게 아니고'가 19금이 된 이유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treewg&logNo=60132621999

'그땐 그랬지' 유치뽕짝 초딩 캐공감 자료 모음 -http://www.wikitree.co.kr/main/ann_ring.php?id=12540&alid=18476